호주에서 렌트 구하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부동산 앱을 통해서 먼저 알아보고 인스펙션날에 가서 집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아니면 직접 가까운 부동산에 가서 한국처럼 집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할 수 있는데요. 아무래도 처음 호주살이를 시작하는 분에게는 부담스러운 방법이겠죠. 오늘은 가장 보편 적인 방밥에 알아보려고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부동산 앱은 Realestate.com.au가 있어요. 직접 사이트에 접속해도 되지만, 요새는 주로 핸드폰을 사용하니까 앱을 다운받으시는 게 편하겠죠. 참고로 호주에서는 핸드폰이라 하지 않고 모바일( Mobile)이라고 부릅니다. 저는 리얼에스테이트만 거의 사용합니다. 일단 가장 매물이 많기도 하고 사용하기가 편리합니다.
그리고 Domain이라는 앱이 있습니다. 보통 이 두 앱을 쓰는데 중복되는 매물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어서 마음이 급할때는 도메인을 보기도 합니다. 도메인은 대체적으로 매물 사진도 좋지 않고 사용하기에도 편하지 않아서 저는 덜 선호하는 편이에요.
세 번째는 Gumtree라는 앱이에요. 검트리는 부동산 전문은 아니고요. 무료 나눔부터 중고판매, 일자리, 렌트, 쉐어(방만 빌리는 경우) 등등 호주생활 전반에 활용될 수 있는 편리한 사이트입니다. 부동산을 통하기보다 주인이 직접 올리는 경우가 많아 처음 집을 구하시는 분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지는 않아요. 일단 중재인 없이 집주인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부담이 있고요. 호주 같은 경우에는 보증금(이하 본드 bond)을 개인이 보관하는 게 아니라 국가에서 직접보관을 합니다. 그래서 계약에 문제가 있을 경우 중간에서 중재를 해줍니다. 그래서 주인이 본드를 떼어먹는다던지 하는 일이 발생할 수가 없어요. 한국도입이 시급합니다. 시드니가 있는 뉴사우스웨일스에서는 NSW Fair Trading라는 기관에서 보관을 하는데 개인에게 임대를 하는 경우에도 이렇게 진행하는지 모르겠어요. 집주인이 본드를 보관하는 경우, 렌트를 뺄 때 문제가 있다고 꼬투리를 잡아 안 돌려준다면 받아낼 방법이 용이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피하시는 게 좋아요.
네 번째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호주나라라는 웹사이트나 페이스북 페이지등에서 한국분들에게 렌트를 하는 경우인데요. 이 부분은 직접 하실 수 있는 부분이니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보통 렌트를 하는 프로세스는 이렇습니다. 본인이 원하는 동네와 예산에 맞춰서 집을 보고 리스트에 저장해 두고요. 인스펙션이 뜨면 가서 집을 눈으로 확인합니다. 맘에 들면 온라인으로 신청을 하고 결과를 기다립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말처럼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생각보다 매물은 적고 집을 구하는 사람은 많기 때문이에요. 특히나 요새처럼 렌트비가 비싼 경우 조건이 좋고 가격이 조금이라도 싼 경우 사람들이 구름 떼 같이 모여듭니다. 이제 각각의 프로세스를 더 자세히 설명해 볼게요.
호주 집은 크기가 아니라 보통 방, 화장실, 주차장 개수로 가격이 정해집니다. 한국처럼 몇 평의 개념은 없고요. 호주에서 크기는 스퀘어미터로 표기하는데 렌트집은 보통 스퀘어미터도 표기해주지 않아요. 그래서 사진에 의존해서 어림짐작을 하거나 직접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근데 부동산이나 집주인 입장에서는 집이 크고 깔끔하게 보이길 원하기 때문에 사진이 실물과 다른 경우가 많다는 건 다들 짐작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인스펙션은 보통 수요일, 금요일, 토요일에 있어요. 가장 인스펙션이 많은 날은 토요일, 그 다음이 수요일, 금요일은 많지 않은 편입니다. 토요일에는 보통 9시에서 3시까지 인스펙션이 15분 단위로 있기 때문에 여러 집을 보시는 경우 동선을 잘 짜셔야 합니다. 그래서 마음에 들어도 집이 겹치면 한쪽은 과감히 포기를 하거나 집을 보는 사람이 두 명인 경우 서로 다른 곳으로 가서 인스펙션을 보기도 합니다. 이때 부동산에서 에이전트들이 나와 집을 보여줍니다. 집이 정말 마음에 든다면 이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게 중요합니다. 인스펙션 가실 때 가능하면 차림도 깔끔하게 하시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시는 게 좋아요.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으시겠지만 인스펙션에 온 10-20팀의 사람들을 한번 보시면 바로 이 말이 이해가 가실 거예요.
근데 처음 호주살이를 시작하시는 분이라면 이 모든 상황이 매우 낯설 거예요. 그리고 부동산이나 주인입장에서는 렌트를 했던 히스토리가 없어서 '과연 믿을만한 사람인가'하는 생각을 할 거고요. 그들 입장에서 믿을만하다는 것은 전에 렌트한 집을 깨끗이 썼는가, 또 렌트비는 꼬박꼬박 잘 내었는가 등일 텐데요. 호주에서는 이 히스토리를 레퍼런스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보통 렌트할 때 이전 부동산에게 렌트비를 낸 기록을 달라고 요청하고 또 이 사람이 이 전 집을 어떻게 썼는지 반드시 확인을 합니다. 원하시는 집의 컨디션이 좋을수록 당연히 더 까다롭겠죠. 그러나 처음 렌트를 하는 분들은 이 모든 기록이 없으니 난감한 상황이지요. 이럴 때는 몇 가지 편법을 쓸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렌트비를 조금 올려 부르는 것입니다. 이건 호주사람들도 쓰는 방법인데요. 경쟁이 치열한 집일 경우 렌트비를 주에 10-20불에서 많게는 50불까지도 높여 부른다고 하더라고요. 절대 모두를 위해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급한 경우 쓸 수밖에요. 또 하나는 렌트비를 선불로 내는 것입니다. 3개월에서 6개월치 렌트비를 선불로 낸다고 하면 주인입장에서 목돈이 들어와 좋지요. 또 세입자가 입주하고 렌트비를 안 낼 불안도 어느 정도 해소시킬 수 있어 선호하는 편입니다. 렌트를 원하는 입장에서는 내가 이 집을 얼마나 원하는지 어필을 하는 방법이 되겠고요.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건 한국사람들이 집을 깨끗이 쓴 다는 걸 부동산들이 알고 있어서 한국인이라고 하면 좋아하는 편입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인스펙션을 많이 다니다 보니 알게 된 사실인데요. 이것도 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이미 인스펙션을 할 때 부동산 에이전트가 보통 집 줄 사람을 선택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문제가 크게 없다면 자신의 맘에 든 사람에게 렌트를 주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 인스펙션을 한 날 부동산 사람에게 집이 맘에 든다고 크게 어필을 했는데, 그날 오후 에이전트가 전화를 해서 지원할 거냐고 묻는거에요. 그래서 바로 할 거라고 대답하고 어플라이를 한 후 집을 얻게 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전 부동산에서도 좋게 얘기를 해주었다고 하더라고요. 부동산과 웬만하면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좋은 이유입니다. 부득이하게 이사를 나가야 하는 경우 자신들의 매물을 미리 보여주기도 하고요. 그게 아니면 다음 부동산에게 좋게 말해줘서 집을 구하기 쉽게 해주기도 하니까 웬만하면 부동산이랑은 잘 지내세요. 호주살이가 좀 편해집니다.
한국도 그렇지만 호주도 집값이 너무 올랐고요. 따라서 렌트비도 정말 많이 올랐습니다. 부디 이 글이 렌트를 구하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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