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의 봄날씨는 정말 케바케입니다. 어떤 해는 추워 죽고요, 어떤 해는 더워 죽습니다. 올해는 다행인지 더워죽는 날씨 같아요.
9월에 갑자기 더워져서 당황했었는데요. 그러다 갑자기 다시 밤에 7도까지 떨어져서 온수매트 치웠던 시드니 한국 분들은 고생 꽤나 하셨을 거 같아요. 이후 비가 한 일주일 오더니 10월에는 또 비가 없는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어요.
글을 쓰는 오늘은 10월 7일인데요. 오늘은 시드니가 위치한 뉴사우스웨일스 주의 공휴일인 노동절입니다. 호주는 왜 때문인지 주마다 쉬는 날이 달라요. 인구도 얼마 없는데(2천5백만) 그냥 같은 날 쉬는 게 어떨지 싶은데요. 아무튼 롱위켄드(Long weekend, 금요일이나 월요일이 쉬는 날인 주말)라서 국내 여행 가신 분들도 많으실 거고 마침 스쿨홀리데이(School holiday, 호주 학생들 방학, 보통 10주에 한번, 2주씩 놀아줌, 천국?)이기도 해서 해외여행 가신 분들도 많을 거예요. 오늘 날씨가 무려 29도까지 올라가네요. 이런 날은 당연히 비치로 가서 물놀이 가능합니다. 시드니에는 70여 개의 비치가 있다고 하니 골라 노는 재미가 있겠지요?
저녁은 보통 10도 내외예요. 보통 호텔에서 주무실 테니까 긴팔, 긴바지 잠옷 입으시고 이불 꼭 덮고 주무시면 크게 추울 일 없는 정도의 기온이에요. 낮이 문제인데요. 낮의 기온은 18도에서 오늘 같이 30도 근처까지 올라가는 다양 무쌍한 날씨를 보여줍니다. 저는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에요. 제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낮에 18도 정도이면 긴바지 긴팔에 경량패딩정도 입는 날씨예요. 경량패딩은 더우면 가방에 꾹꾹 쑤셔 넣으면 되니까 시드니를 여행하실 분은 하나 가져오시는 거 추천합니다. 23도 정도이면 낮에 반팔을 입고 다닐 정도이고요. 25도가 넘어가면 반팔 반바지를 입어도 무방합니다. 왜 이렇게 설명드리냐면 호주는 건조해서 그런 건지 햇볕이 뜨거워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같은 온도라도 도시마다 체감 온도가 무척 다르더라고요. 골드코스트는 해가 좋은 날 20도 정도면 반팔 반바지도 입을 수 있고 물놀이도 가능했어요.
사실 호주에서는 뭘 입어도 상관없어요. 20도 아래로 떨어지면 모직코트를 입고 다니는 사람부터 민소매에 반바지까지 정말 자기 맘대로 입습니다. 그렇게 입어도 누구 하나 ‘왜 그렇게 입었어?‘하는 사람 없고요. 그냥 ’ 그런가 보다’하니까 너무 편해요. 단점은 그래서 너무 거지꼴로 하고 다닌다는 게 단점이랄까요. 그렇다고 입성이 안 중요하단 건 아닙니다. 슬픈 일이지만 여기도 사람 사는 사회라 외모로 상대의 경제력이나 지위를 평가하는 일이 당연히 있어요. 그래서 ‘이민자’로서 부당한 대우를 당하지 않기 위해 저는 어느 정도 옷에 신경을 씁니다. 일반적으로 호주인은 패션에 관심이 없다는 걸 다른 말로 하자면 호주는 패션의 무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옷쇼핑을 한국에서 많이 하는 편인데 예쁜 옷을 입고 가면 사람들이 꼭 물어보고 칭찬해 주기는 합니다.
기상예보에 따르면 10월에 비는 거의 오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비가 와도 시드니의 거리에는 거의 처마(?)가 대부분 있어서 비를 쉽게 피할 수 있어요. 그래서 우산 없이 사시는 분들도 많아요. 10월은 여행하기 좋은 달이 될 거 같습니다. 대신 선글라스는 필수입니다. 눈이 너무 부셔서 힘드실 거예요. 시력에도 좋지 않고요. 호주 사람들도 줄임말을 좋아하는데요. 선글라스는 써니라고 부릅니다. 시드니 올 때 써니를 꼭 준비하세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