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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시드니 날씨 (락풀 Rock pool 추천, 마혼풀 Mahon Pool)

by 룰루띠 2024.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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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이네요. 이제 2024년도가 두 달밖에 남지 않았어요. 호주에 살아서 좋은 점 중에 하나는 연말이 춥지 않다는 점이에요.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한국과 계절이 반대이잖아요. 그래서 크리스마스인데 더운, 썸머 크리스마스가 유명하죠. 처음 경험했을때는 정말 이국적으로 느껴지더라구요. 한국에서 살 때 이맘때쯤 되면 올해도 가는구나, 도대체 일 년간 뭘 한 거냐 생각하며 우울해지기도 했고요. 때마침 날씨도 어마하게 추워지기 시작하면서 추위를 극도로 싫어하는 제게 더 큰 시련을 주곤 했는데요. 호주는 연말이 되면 점점 더워지니 그렇게 기분이 뒤숭숭하고 을씨년스러운 건 없어요. 대신 단점도 있지요. 겨울이 일 년의 한가운데 떡하니 자리 잡고 있어서 겨울을 지나고 나면 금방 해가 바뀌는 느낌이랄까요. 겨울을 싫어해서 빨리 겨울 가라 이러고 있으면 일 년이 후딱 지나가버리는 거예요. 호주와 한국은 참 많이 달라요.

11월에는 일단 바다에서 물놀이가 본격적으로 가능해지기 시작합니다. 날씨가 좋은 주말에는 해변가에 발 디딜 틈이 없지요. 밤에는 평균 15도 정도로 서늘하고 쾌적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날씨고요. 긴팔 긴바지 입고 주무시면 될 정도예요. 추위를 잘 타시는 여성분 기준으로 밤에 돌아다니시려면 바람막이가 요긴할 거예요. 낮에는 22도에서 30도 이상 올라가기도 해요. 가끔 가다가 정말 40도에서 50도까지 올라가는 미친 날씨의 정점을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지난 십수 년간 두 번 정도 경험했으니 크게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거 같아요. 저는 낮에도 실내에 있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에어컨의 서늘함이 싫어 여름용 가디건이나 면으로 된 스카프를 가방에 넣어 다녀요. 요 몇 년간은 많이 괜찮아졌는데 예전에는 정말 실내에서 에어컨을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틀었거든요.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면 워낙 호주인들이 체구도 크고 더위도 잘 타지만, 체취문제 때문이기도 한 거 같아요. 가끔가다가 테러를 당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로 체취가 강한 분들이 계시거든요. 물론 그래서 한국사람들보다 데오도란트도 많이 쓰고요, 향수도 많이 뿌리긴 합니다.

시드니의 여름은 습도가 높지 않아 서울처럼 많이 불쾌하진 않아요. 나빠지는 기후의 영향으로 점점 습도가 올라가고 있긴 합니다. 예전에는 30도가 넘는 여름에도 습도가 낮아서 나무 그늘에 들어가면 서늘하다 느낄 정도였거든요. 이제는 그 정도는 아니에요. 하지만 그래도 한국보다는 불쾌지수가 낮은 편이에요. 11월에 호주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께 팁을 드리자면, 호주여름에 퀸즐랜드 쪽은 우기에 들어가요.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골드코스트, 브리즈번, 케언즈가 있는 곳이에요. 매해 그렇진 않지만 가끔 물난리가 날 정도로 비가 쏟아지곤 해요. 그래서 여름에 호주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 중에 날씨에 예민하신 분들은 가급적 시드니, 멜버른, 태즈메이니아, 얘들레이드, 퍼스 등 호주대륙 남쪽을 여행하시라고 추천드려요. 좀 오래된 이야기긴 하지만 2010년 12월에 제가 엄마랑 둘이 골드코스트로 여행을 갔었어요. 열흘정도 갔었는데 매일 비가 왔던 서글픈 기억이 있어요. 크리스마스 당일에 뭐할까 하다가 기차를 타고 골드코스트에서 브리즈번에 방문했는데요. 비가 너무 와서 백화점, 카지노에만 머물다 돌아왔네요. 골드코스트에서 비가 오면 무비월드, 씨월드 등 테마파크 일정 잡기가 곤란하잖아요. 또 투어를 한다 해도 들뜨는 기분이 잘 안 나죠. 아무튼 이렇게 축축한 여름휴가를 보내고 시드니로 오니 퀸즐랜드에 물난리가 나서 수해피해자들을 위해 기부금도 모으고 했던 기억이 나요. 1월에 케언즈를 갔던 기억도 나네요. 그때에는 비가 그렇게 많이 쏟아지지는 않았는데 지나치게 더웠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낮에 나가면 마치 유령도시처럼 사람이 안 돌아다니더라고요. 오후 5시 정도가 지나야 좀 나돌아 다닐만한 날씨가 되더라고요. 햇볕에 서있으면 피부가 따가울 정도로 강렬해서 무조건 양산을 들고나가서 그늘에만 있어야 했어요.

호주 쪽에 있는 오존층이 얇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정말 호주의 햇볕은 강한 편이에요. 이맘때는 꼭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셔야 해요. 사실 한국에 있을 때는 도시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경우, 몸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기억이 없는데요. 몇 년 전부터 저는 가능하면 여름에 외출할 때는 무조건 몸에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있어요. 피부가 상한 게 눈에 보여서요. 그리고 자차는 호주에서 살 생각하지 마시고 꼭 한국에서 사가지고 오세요. 다년간의 경험으로 말씀드리는데, 한국 자차가 훨씬 좋아요. 만약 서핑을 하신다면 얘기가 좀 다를 수 있어요. 그런 서핑용 자차들은 호주가 더 좋을 수 있겠지만 일상용 자차는 한국 것이 훨씬 좋습니다. 그리고 선글라스는 정말 필수입니다. 호주인들은 정말 선글라스를 필수품처럼 사용하는데요. 아침에 선글라스를 쓰고 부스스한 얼굴로 카페 앞에서 커피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멋을 위해 그러고 나온 게 아니더라고요. 호주의 햇살은 정말 눈이 부셔요. 선글라스는 필수이고 타는 게 정말 싫다 하시는 분은 양우산 겸용 우산 하나 꼭 챙겨 오세요.

제 인스타그램에서 퍼온 거라 화질이 좋지 않아요. 느낌은 아시겠죠?^^


시드니에는 정말 많은 비치가 있어요. 100여 개가 넘는다고 하는데요. 비치에서 물놀이하는 것도 좋지만 수영을 해보고 싶은 분들도 계시잖아요. 바다수영은 너무 위험하다 생각되시는 분들을 위해서 락풀을 소개해 드릴게요. 락풀은 보통 바닷가에 위치한 야외수영장인데요. 바닷가 주변의 바위지형을 이용해서 락(바위)으로 만든 수영장이에요. 시드니에는 락풀이 참 많은 데요. 이중 소개해 드리고 싶은 곳이 마혼풀(mahon Pool)이에요. 시드니 유명 비치 중 하나인 마로브라 비치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요. 이곳을 추천하는 이유는 제가 많이 가본 곳이이도 하고요. 워낙 아름답기도 하고, 제반시설(탈의실, 샤워장)도 좋은 편이라서요. 그리고 저는 잘 타는 편이라 햇볕에 많이 노출되는 걸 꺼리는 편인데요. 여기는 태양의 위치에 따라 간간히 그늘이 만들어져서 더 좋은 곳이기도 해요. 일반적인 락플의 장점은 파도가 칠 때 끊임없이 바닷물이 풀 안으로 들어와 깨끗한 수질이 유지된다는 점이에요. 당연히 락스 같은 소독제도 안 들어가 있고요. 근데 추천해 드린 마혼 풀의 한 가지 단점은, 좀 깊은 편이에요. 그래서 수영을 잘 못하시는 분들은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어요. 이런 경우 풀누들(Pool noodle)을 하나 구입해서 가져가시는 것도 방법이에요. 보통 5불(4천 오백원) 정도 하는데 여름에는 콜스나 울워스, Target, K Mart, Big W 등 대형 슈퍼마켓이나 대형잡화점에서 구하실 수 있어요. 타운홀에 있는 울워스 2층에 Big W가 있어요. 수영을 잘 못하셔도 하나 들고 가시면 재밌게 물놀이를 즐기고 오실 수 있을 거예요. 가격이 싸니 버리고 올 때도 맘이 편하고요. 아니면 한국에서 팔에 끼는 튜브 한세트 사오세요. 시드니의 가장 유명한 락풀은 본다이의 아이스버그이지요? 최근에 가수 비가 다녀갔던데요. 여기는 유료이지만 마혼풀은 단돈 무료입니다! 시드니의 여름을 만끽해보고 싶다 하시는 분들에게 강력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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