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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시드니 날씨를 알려드릴게요 (비치에서 물놀이 가능한가요?)

by 룰루띠 2024.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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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의 날씨는 참 좋아요. 시드니에 사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 중 큰 부분을 차지하기도 해요. 물론 몇 년 전 4월처럼 한 달 내내 끊임없이 비가 내리는 지독한 가을도 있고요. 여름엔 가끔 온도가 50도 가까이까지 올라가 내가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 싶은 날도 있어요. 이민을 온 후 십여 년이 훌쩍 넘는 기간 동안 딱 두 번 정도 겪어보았어요. 하지만 대체적으로 날씨가 좋은 편입니다. 날씨가 좋다 함은 일단 여름에 습도가 많이 높지 않아서 끈적임이 심하지 않고요. 근래에 많이 습해지긴 했지만 한국에 비할바가 아니죠. 겨울엔 영하로 내려가지 않아요. 한겨울에도 낮엔 15도 밤에는 5-7도 정도로 생각하면 돼요.

남반구에 위치한 시드니의 9월은 봄이 시작되는 달이에요. 그동안의 데이터로 보았을 때 올해는 갑자기 너무 더워졌어요. 봄을 뛰어넘고 여름이 바로 왔어요. 2주 전만 해도 겨울외투를 입고 있었는데 이 글을 쓰는 지금 반팔에 반바지를 입고 있네요. 저는 추위와 겨울을 싫어하는 편이라 봄을 무척 기다리는 데 올해는 당황스럽게 갑자기 날씨가 따뜻해졌어요. 오늘은 최고온도가 26도까지 올라가서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비치로 달려 나갔을 거 같아요. 최저온도는 13도로 일교차가 13도 정도 되는데요, 이 때문인지 저는 감기에 걸려 일주일 넘게 고생을 하고 있어요. 아마 감기에 걸리지 않았으면 저도 비치에 가서 누워있었을 거 같아요.

9월에 시드니에 오시는 분들은 긴바지에 반팔, 바람막이 점퍼 정도의 옷이 가장 적당할 거 같아요. 햇볕이 엄청 강하니까 썬글라스는 필수이고요. 모자도 쓰시는 게 좋은데 헤어스타일이 망가지는 게 싫으신 분들은 우산, 양산을 겸할 수 있는 작은 우산을 가져오시는 것도 좋아요. 대신 양산을 쓰고 다니면 영락없는 한국인이나 중국인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하하 저는 개의치 않습니다). 자외선 차단 크림은 가장 센 거를 준비하시고요. 호주에 와서 구입하겠단 생각은 마세요. 시드니에서 십 년 넘게 산 저도 아직까지 한국 썬크림을 씁니다. 바닷가에 수영하거나 태닝 할 때는 호주 썬크림이 나쁘지 않은데요. 일상에서 쓰는 것들은 바르면 오일리 하거나 답답하거나 해요. 그러니 싸고 좋은 한국 썬크림을 꼭 사 오시기를 추천합니다.

9월은 봄이지만 올해는 벌써 바닷가에서 물놀이가 가능할 거 같아요. 이게 해마다 달라요. 어떤 해는 11월까지 추워서 장판을 틀고 자야 하는 경우도 있고요. 올해처럼 금방 더워져서 여름옷을 당장 꺼내야 하는 해도 있는데 올해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날씨가 무척 따뜻합니다. 불행인 건 이게 지구 온난화 때문에 그런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드는 것이고 다행은 지루한 겨울이 빨리 물러갔으니 행복 시작이라는 거죠. 다는 아니지만 호주의 해변에는 대체적으로 무료 샤워시설이 있는 편이에요. 물론 온수는 안 나오지만 찬물이라도 무료라는 점이 중요하죠. 그래서 당연히 락커시설은 없어요. 물놀이를 좋아해서 자주 가는 편인데 아직까지 해변에서 도난사고는 당한 적이 없어요. 그래도 주의하는 게 좋겠죠. 귀중품은 가지고 가지 마세요. 그리고 가방 지퍼에 자물쇠를 달 수 있다면 조금 더 심신의 안정을 주겠죠?

본다이비치 아이스버그 수영장

큰 가방에 비치타월 넣고 좋아하는 책 하나 들고 가서, 해변에 누워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으면 ‘아 이게 사는 거지’하는 생각이 들 거예요. 시드니 시티에서 접근성이 좋고 예쁜 비치들이 많이 있습니다. 일단 가장 대중적이고 널리 알려진 본다이, 맨리, 발모랄비치를 추천해요. 본다이는 시티에서 접근성이 가장 좋고 일단 비치 앞에 맛집, 옷가게 등 편의시설이 많아 좋고요. 해변에 위치한 수영장을 보통 락풀(Rock pool)이라고 부르는데요. 보통 무료인 경우가 많아요. 굳이 돈 주고 갈 이유가 없겠죠?(다음에는 시드니 락풀에 대해서도 글을 써봐야겠어요) 맨리는 페리 터미널 서큘러키에서 페리를 타고 갈 수 있어서 여행 가는 느낌이 물씬 나서 좋아요. 맨리비치에 가시면 쉘리비치(Shelly Beach)를 꼭 가보세요. 스노클링 스폿으로도 유명하고요. 비치가 아담하고 특유의 분위기가 있어 매우 애정하는 장소예요. 뒤쪽으로 가면 산책코스도 있어요. 전에 갔을 때 산책코스가 시작하는 주차장에서 이키드나(Echidna, 호주 바늘두더지)를 본 행복한 기억도 있어요. 발모랄은 안으로 깊숙이 들어간 지형에 위치해 있어 파도가 없이 잔잔한 비치에요. 그래서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들이 선호하고요, 주택가에 위치해 있어 한여름을 뺀 주중에는 조용한 편이에요. 조용하게 시드니에서 나 혼자 망중한을 즐기고 싶다 하시는 분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단, 주중에만 해당합니다.


대체적인 호주 다른 주요 도시의 날씨를 알려드리면 브리즈번은 거의 시드니보다 더운 편이죠. 적도랑 더 가까우니 당연한 말 아니냐 하실 텐데 맞아요. 근데 간과해선 안 되는 게, 이게 같은 기온, 예를 들어 20도라고 해도 브리즈번, 골드코스트의 20도는 시드니의 같은 온도와 체감이 달라요. 훨씬 더 뜨거운 편입니다. 멜번은 이에 비해 더 쿨한 편이고요. 바람도 더 차고 여름에도 서늘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답니다. 참고하세요.

올해 9월 시드니 날씨는 정말 보석 같네요. 덥지도 춥지도 않고 끈적이지도 않고 쾌적합니다.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강력 추천합니다. 저는 이제 부쉬워킹(하이킹의 호주식 표현)을 하러 나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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