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캔버라에서 시드니를 방문한다고 해서 호텔을 예약했어요. 좋은데 머물며 연말을 예쁘게 마무리하고 싶기도 했구요. 혼자 멜번에 여행을 갈까 생각하다가 친구가 오는 김에 호캉스로 대체하지 싶어 시드니 호텔을 여러 군데 알아보았어요. 일단 제 기준은 이랬어요.
1. 시드니 시티에 위치해 있을 것
2. 야외 수영장일 것, 그리고 거기에서 보는 풍경이 예뻤으면
3. 방에서 보는 뷰가 좋으면 빅보너스
일단 야외수영장이 있는 호텔을 기준으로 하니 많은 호텔이 물망에서 사라졌어요. 그리고 방에서 뷰가 좋은 호텔도 그리 많지 않구요. 하버 쪽에 위치한 호텔이 아니면 복잡한 시드니 시티에서 뷰가 좋은 호텔 찾기가 쉽지 않거든요.
마지막까지 고려했던 호텔은 아래에 있는 호텔이었어요.
샹그릴라
포시즌스
소피텔
일단 샹그릴라 뷰는 끝내주죠. 호텔에 묵어도 좋지만 36층에 있는 블루바가 정말 유명해요.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세계최고의 뷰를 자랑해요. 예전에는 창가자리에 앉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는데 요새는 경쟁이 너무 치열하더라고요. 그런데 샹그릴라는 야외수영장이 없어서 제외시켰어요.
포시즌스는 위치가 더록스 근처에 있어 너무 편리해요. 오페라 하우스까지도 빠르게 걸으면 10분 정도면 도착할 정도 이구요. 또 근처에 윈야드역과 마틴플레이스가 있어 맛집도 많은 편이에요. 마지막까지 고민했는데 여기는 수영장이 지층에 있어 뷰가 없다는 게 단점이었고요. 방도 아주 비싼 방이 아니면 좋은 뷰를 가지기 힘든 위치예요. 하지만 꼭 가보고 싶은 좋은 호텔이죠.
소피텔은 달링하버에 위치해 있어요. 사실 가장 가보고 싶은 호텔이었는데 연말이라 가격이 너무 후덜덜하더라구요. 사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아코르 멤버십을 가입해서 가면 훨씬 좋은 가격으로 갈 수 있기에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고민끝에 W 시드니를 가보기로 했어요. 시드니에 가장 최근에 지어진 5성급 호텔(2023년 10월 12일에 오픈)이기도 하고 수영장에서 달링하버를 내려다 조는 뷰가 정말 좋더라고요. 수영장 선베드에 누워 칵테일 한잔 마시면서 책을 보고 싶어서 예약했어요. 가격은 가장 싼 룸이 Wonderful인데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복싱데이 기준으로 $550 정도였는데요. 저는 콴타스 포인트가 있어서 $330 정도만 결제했어요. 룸 무료 업그레이드, 조식포함, 웰컴드링크가 제공되는 조건이었어요. 연말이라 확실히 요금이 비싸기는 하더라고요.
당일이 되었어요. 조금 일찍 가서 얼리 체크인을 할까 생각도 했지만, 일이 있어 체크인 시간인 3시에 도착했어요. 저는 사무실에서 가느라 우버를 타고 갔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그리 힘들지 않은 위치에 있어요. 달링하버에 위치한 W Sydney는 타운홀 기차역에서 걸어서 10분정도 걸려요. 타운홀 역 옆에는 울워스랑 빅 W가 있기 때문에 아주 편리해요. 물, 음료, 스낵을 사서 호텔로 오는 거리가 멀지도 않고 유동인구도 많아 안전한 편이에요. 근데 시드니는 대도시이고 언제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생각으로 경계를 하시는 게 좋아요. 제가 보기에 위험한 길은 아닌데 예전에 제 지인의 남동생이 달링하버를 가다가 다리 밑으로 끌려가 폭행을 당한 적이 있었거든요. 낯선 곳을 여행하실때는 조심하시는게 좋져.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니까요.
체크인은 빠르게 진행되었어요. 체크인이 느리다는 컴플레인을 많이 보았는데 개선을 했는지 이제 아주 빠르던데요. 3시 조금 전에 도착해서 거의 바로 체크인을 했어요. 룸업그레이드로 21층에 위치한 하버뷰 방을 배정받았어요. 룸넘버는 2122호였는데 뷰가 정말 좋았어요.
생각보다 방은 좀 좁았아요. 5성급 호텔 표준 사이즈보다 살짝 작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화장실이 너무 커서인것도 같고, 워크인 워드롭 때문인 것도 같고 모양이 직사각형이 아니라 그런 것 같기도 했어요.
바스룸은 바스텁이 넓어서 좋았는데 친구랑 하는 여행이라 쓰게 될 거 같지는 않았어요. 연인이 간다면 사용하기 좋겠죠?^^
세면대는 평범했구요. 저는 널찍한 세면대를 좋아라 해서 조금 아쉬웠어요.
환경보호 때문에 호텔들이 어메니티를 모두 다회용으로 바꿔서 좀 아쉬운 감이 있죠? 환경보호를 위해서는 필요한 일인 것 이해하죠. 그래도 예전에는 어메니티를 들고 와서 집에서 사용하면서 여행의 기분을 계속 느끼는 것도 저의 큰 즐거움 중에 하나였어서 아쉬운 마음이 있어요. 후각이 기억을 되살아나게 하는 거 동의하세요? 다비도프 쿨워터 향기를 맡으면 대학때 짝사랑했던 GH가 생각나는 그런거요. 아무튼, 저는 호텔의 다회용 용기들을 좋아하지 않아서 제가 가져간 것들을 썼어요.
바는 이렇게 생겼어요. 물은 종이팩에 들어있는데 6팩이 무료로 제공되고요. 커피는 LOR브랜드가 제공되는데 집에서도 마시는 커피예요. 품질이 좋은 편이에요. 티는 잘 모르는 브랜드인데 민트티 맛이 좋았어요. 맛있는 차를 마시면 기분이 참 좋아지는데, 왜 커피는 포기할 수 없는 걸까요?^^ 카페인 섭취를 많이하면 잠이 오지않아 조심하는 편이에요.
바 옆에서 이렇게 워크인 옷장이 있어요. 스툴이 하나있고 그 옆에 러기지 스탠드가 있어요. 따로 공간이 나눠져 있어 깔끔한데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단점도 있는 것 같아요.
침대는 아쉽게도 실망스러웠얻요. 딱딱함 정도랑 침구의 푸근함은 좋았어요. 근데 옆사람이 뒤척이는게 제쪽에서 느껴지더라구요. 결국 새벽에 깨서 다시 잠들지 못했어요.
침대옆에는 긴쇼파가 있어서 앉아서 달링하버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고요. 약간 얼룩이 보여 좀 그랬어요. 누가 뭐 먹다 흘린거 같은 얼룩이라 지울 수 있어 보였거든요. 그 옆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데 제가 잊어버리고 안 찍었네요.
대충 정리하고 친구 줄 선물을 세팅했어요. 친구가 마음에 들어하면 좋겠다 생각하고 빠르게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야외수용장으로 갔지요.
생각처럼 사람은 많았고 자리는 없었어요. 운좋게 썬베드를 구해 음악을 들으며 누워있으니 이런 게 사는 거지 싶더라고요ㅎㅎㅎ 한 시간쯤 누워있었는데 옆에 카바나에 있던 어린 친구들이 떠나길래 얼른 가서 자리를 잡았어요. 야외수영장은 천장이 뚫려있어요. 그리고 여름에도 오후 6시까지만 오픈해서 많이 아쉽더라고요. 저녁에 카바나를 바(Bar) 자리로 이용하는 거 같아요.
수영장 끝날무렵에 나와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어요. 들어오는길에 무료 드링크를 마시러 3층에 있는 바에 들렀어요. 여기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일반 클래식 칵테일도 있는데 새로운 시도를 하려다 실패하고 다 마시지 않고 방으로 올라왔어요. 맛있는 칵테일을 만들어 마시려고 캄파리 한 병과 파인애플 주스를 사 왔거든요. 룸서비스로 얼음을 시켜 맛있게 마셨어요.
사실 W Sydney 후기를 보면서 걱정한 부분이 생각보다 평점이 높지 않은 거였어요. 개장한지 겨우 일 년이 된 호텔이 구글 평점 3.8인 걸 보니 분명 이유가 있겠다 싶었는데, 서비스에 만족을 못한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그 우려가 현실이 되었어요. 제가 옆으로 자는 사람이라 평소에 집에서도 바디필로우를 쓰거든요. 예전에 신라호텔에 묵었을 때 부메랑 모양의 베개가 너무 편했던 기억이 있는데 여기에도 있더라고요. 친구와 같이 베개를 주문을 했어요. 밤 9시 30분경이었어요. 계속 기다리다가 두 번 정도 더 하우스키핑에 연락을 했는데 계속 기다리란 말만 들었어요. 두 시간이 지나 11시 30분이 되어 다시 연락을 했는데 그제야 남은 필로우가 없어서 못 가져다준다고 하더라고요. 아니 베개 수량 확인하는 것이 두 시간이나 걸릴 일인가요? 흠... 평점이 이해가 가더라고요. 체크아웃할 때 얘기했더니 야외 실내수영장을 그날 계속 쓸 수 있게 해 주어서 마음이 좀 풀리긴 했어요. 근데 일정상 쓸 수가 없었어요 ㅠ0ㅠ
새벽에 일어나 계속 누워있다가 7시반쯤 수영을 하러 갔어요. 사람들도 많이 없고 너무 좋았어요. 이때 올라와서 카바나를 맡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참조하세요. 수영을 하는데 마침 비가 왔어요. 비올때 수영하는거 좋아하는 저는 너무 좋았답니다. 물온도가 따뜻해서 아침에 수영하기가 부담스럽지 않아서 더 좋았어요.
씻고 조식을 먹으러 갔어요. 9시 15분쯤 도착했는데 30분이 지나 9시 45분에 착석할 수 있었어요. 일찍 조식 드시는 거 추천합니다. 조식은 좋았어요. 음식들은 프레쉬하고 간도 세지 않고 종류도 다양했어요. 후기를 찾아봤을 데 페이스트리가 맛있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전 별로였어요. 커피도 맛있고 웨이트 스태프들도 친절했어요. 거나하게 아침을 먹고 올라왔답니다. 식당에 식사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아 식당 풍경은 찍지 못했어요. 제 기억에 2인 아침식사가 70불 정도였던거 같은데, 요새 시드니 카페에서 둘이 아침 먹으면 60불 정도 나오니까 가격이 괜찮은거 같아요. 아침부페 추천합니다.
레이트 체크아웃을 요청했는데 아침 9시에 연락해보라고 하더라고요. 다행히 가능해서 여유 있는 아침시간을 즐길 수 있었답니다. 마지막으로 체크아웃을 하며 실내수영장을 못 본 게 생각나 보러 갔어요. 여름인데도 실내수영장이 후끈할 정도로 엄청 덥더라구요. 노약자가 많았어요. 실내 수영장에서 보는 창문 밖 뷰는 소소입니다.
12시에 레이트 체크아웃을 하고 친구가 예약한 호텔로 이동했어요.
W Sydney의 장단점을 요약해 볼게요.
장점: 야외수영장과 객실 뷰 (가능하시면 고층 달링하버뷰 요청하세요)
단점: 아쉬운 서비스. 6시에 마감하는 야외수영장. 일반룸 침대 퀄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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