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치곤 여행을 많이 안 한 것 같다. 아직 미국본토도 안 가봤고 남미와 인도도 가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여행을 안 했다고 하기엔 또 많은 곳들을 다녀온 것도 같다. 아시아에 있는 대부분의 나라들과 유럽, 하와이를 다녀왔으니 대충 20-30개국 정도는 다녀온 거 같다. 몇 년 전부터 여행이 조금은 덜 설레고 덜 궁금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많은 크리에이터들을 팔로우하고 그들의 여행으로 간접경험을 하고 있다. 그래도 좀처럼 '나도 저기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최근에 빠니보틀과 노홍철이 남극에 간 영상을 보고 다시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다.
여행을 생각할때 덜 설레게 되었던 이유는 유사성이다. 여러 나라의 여행을 다녀 본 결과 사실 모든 여행지가 거기서 거기라는 사실이다.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물론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대부분 우리가 여행을 가면 호텔이나 호스텔에 머물고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유명하다는 곳을 돌아다닌다는 의미에서 다 비슷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빠니버틀의 남극의 여행을 좀 달라 보인다. 일단 출발을 하기 위해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라는 곳에 도착해야 한다. 그곳에서 4-5일을 항해해서 남극에 도착한다. 문명은 찾아보기 힘들고 오직 펭귄, 바다사자와 고래들이 삶을 이루고 있다. 정말 압권이었던 것은 크루즈에서 내려 고무보트를 타고 남극의 땅을 밟아보려 가는 길에 고래를 만난 것이다. 나도 지난해 퍼스로 로드트립을 할 때 야생고래를 망원경을 통해 관찰한 적은 있다. 하지만 이렇게 고래의 숨까지 느껴지는 곳에서 고래를 보게 된다면 상상만으로도 너무 행복할 거 같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좋은 점은 어렸을 때보다 감정기복이 적어진 것이다. 하지만 비슷한 이유로 나쁜 점은 무엇을 봐도 잘 설레지 않는다는 점이다. 점점 무덤덤해져 가는 내 마음이 편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가슴이 콩당콩당 하는 경험을 아직도 하고 싶다. 빠니보틀의 남극영상을 보고 그런 맘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남극에서 고래와 셀카를 찍어보고 싶다.
🐋여러분들은 최근 무엇에 설레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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