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여행을 가장한 일본여행
이민 직전에 도쿄로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말이 출장이지 그냥 전시장에 얼굴 한번 비추고 룰루랄라 도쿄여행을 했습니다. 2-3박 정도 밖에 되지않았던 짧은 여행이었습니다. 일본에는 처음 가 보는 건데 도쿄는 서울이랑 참 비슷했습니다. 일단 도시자체가 어마어마하게 크고 보통 시티라고 불리는 도심이 스무 개쯤 되는 거 같았습니다. 사이즈로만 보면 서울보다 더 큰 거 같았습니다.
같이 간 동료즐 중 여자는 저 혼자라 방도 혼자 쓰고 아주 좋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유명한 회전초밥집에 갑니다. 시간 안에 먹고 나와야 한다고 합니다. 다행히 와사비 테러는 당하지 않았습니다.
저녁에는 일본 사장님의 접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일본 사장님이 재밌는 분이셨습니다. 한국으로 비지니스 여행을 오면서 어린 여자분을 데리고 왔습니다. 직원 말에 의하면 그 여자분이 일본 사장님을 아빠라고 부르면서 존대를 하는데 이게 굉장히 이상하다고 합니다. 보통 일본에서는 딸들이 아빠에게 반말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녀가 딸이 아니라 여행 파트너임을 직감하였습니다. 며칠 지나 그 사장님이 솔직히 밝히셨는데, 그 어린 여성에게 명품을 사주기로 하고 한국 여행을 데리고 왔답니다. 근데 그 여자분이 계속 요구를 해대서 사장님이 화가 나셨습니다. 아무튼 그때 대접을 받은 일본 사장님이 이번에 우리 팀을 대접하시려나 봅니다. 아직도 이런 접대 문화가 존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굉장히 작은 방 같은데 들어가 1차로 술을 마셨습니다. 그 일본 사장이 친한 필리핀 여성을 부릅니다. 같이 술을 먹다가 필리핀 여성 분의 안내로 2차로 간 곳은 굉장히 웃긴 곳이었습니다. 그 필리핀 여자 분의 동생이 일하는 곳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호스트바가 많은 롯폰기 근처였던 거 같습니다. 큰 홀에 들어가면 큰 테이블이 약 열개 정도 있고 드레스를 입은 언니들이 번호표를 달고 한 칸씩 옮기며 테이블을 돌아다닙니다. 절대를 터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저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앉아 있다 답답해서 밖으로 나옵니다. 남자들이 많은 회사에서 일하다 보니 이런 곳을 가끔 가게되었는데 갈 때마다 아주 곤욕이었습니다. 저에겐 너무 지루한 곳이었습니다. 답답해서 거리로 잠깐 나와 봅니다.
길거리에서 이루어지는 즉석 만남
그때만 해도 담배를 피우던 시절이라 구멍가게에 가서 담배와 라이터를 하나 삽니다. 다들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길래 저도 그 대열에 합류합니다.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한 외국인이 다가옵니다. 안 되는 영어로 띄엄띄엄 대화를 주고 받습니다. 본인이 포토그래퍼라고 소개를 합니다. 아시아 전역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있다고 합니다. 저도 사진을 좋아하기에 함께 이런저런 대화를 합니다. 그러다 갑자기 자신과 함께 자신의 호텔 방에 가지 않겠냐고 묻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그런 목적으로 서 있었나 봅니다. 이럴 때 따라가는 정신나간 여자가 진정 있는지 의문입니다. 이제 겨우 인사를 나눈 사람과 호텔을 간다는 것도 충격이지만 가서 어떤 험한 꼴을 당하려고 거기를 쫓아가겠습니까. 남자친구가 있다고 말하고 좋게 좋게 해서 헤어지고 그 지루하고 이상한 술집으로 다시 들어갑니다.
이곳의 시스템을 설명하자면 테이블에 앉아있는 손님들이 번호를 달고 있는 여성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맘에 들면 여성 번호를 적어 제출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금액에 따라 2차 3차까지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팀의 비지니스 여행이었으므로 그런 일은 이루어지지 않은 걸로 압니다만 혹시 또 모르겠습니다. 역시 성의 나라, 일본입니다. 여자들이 5-10분 간격으로 바뀝니다. 여자가 바뀔때마다 술도 계속 따라주고 자기도 받아 마시고 술매출도 늘거 같습니다.
경악할 사건이 터지다
다음 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호텔에서 아침 조식을 먹고 있는데 일본 사장이 합류를 합니다. 오늘 아침뉴스에 나온 얘기라면 말해줍니다. 일본 망가에 빠진 어떤 여고생이 자기가 좋아하는 만화의 주인공과 똑같이 모방을 하여 자기 아버지를 도끼로 죽였다는 내용의 뉴스였습니다. 그러면서 그 일본사장이 "일본인은 참 이상해."라고 말했습니다. 이상함을 넘어선 소름 끼치는 아침뉴스에, 가뜩이나 숙취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던 저는 굉장히 더 불편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색다른 경험을 많이 하게 된 일본여행이었습니다. 도쿄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도쿄는 많이 낯설지 않은 도시였습니다. 고등학교때 친구가 자신의 친구가 일본에 사는데 한국에 올 때마다 드라마 비디오테이프를 가져다준다며 제게 빌려 준 적이 있습니다. 그게 그 유명한 '도쿄러브스토리'라는 작품입니다. 일본 트렌디 드라마의 시초라고 불리는 작품이고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안재욱, 최진실의 '별은 내 가슴에' 에도 영향을 준 작품이라 알고 있습니다. 아무튼 그 도쿄 러브스토리를 너무나 재밌게 보았기 때문에 도쿄는 가보고 싶은 도시 중 하나였습니다.
후지티비 본사에도 방문해 보고 도요타 오다이바 전시장도 방문해 보고 비즈니스 여행으로서는 상당히 알차게 여행을 하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다음 편은 이민준비에 관한 내용이 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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