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밴 여행의 장점
캠퍼밴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짐을 싸고 풀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물론 휴가 중에 여러 호텔에서 묶어보는 기쁨과 호텔조식을 즐기는 즐거움도 크다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에서 정리가 가장 힘든 나에게 호텔방에 짐 풀기란 그리 즐거운 일이 아니다. 근데 캠퍼밴 여행은 이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되니 참 좋다. 두번째는 숙박비가 가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캠퍼밴을 구입할 때 돈이 들어가지만 호텔비가 유난히 비싼 호주를 여행할 때는 이게 굉장히 큰 장점이 된다. 한국도 그렇겠지만 호주에서는 아무 데나 주차를 하고 잘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여행을 많이 하다 보면 좋은 노하우(?)들이 생기게 된다. 세번째는 직접 해 먹을 수 있으니 경비가 절약된다는 점이다. 물론 여행을 하면서 요리까지 한다는 게 그다지 쉬운 일만은 아니다. 그러나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다는 옵션이 있는 것과 없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요새는 어딜 가나 고추장과 김치 정도는 수고를 들이지 않고 구할 수 있지만, 그게 어려웠던 시절에는 한국 식재료를 가지고 다니며 해 먹을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장점이었다. 네번째는 어디든 나의 방이 될 수도 있고 사무실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굳이 디지털 노매드가 아니더라도 요새는 핸드폰과 랩탑만 있으면 어디에서든지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다. 캠퍼밴을 어디에 주차하느냐에 따라 내 사무실이 해변가에 위치할 수도 있고 빽빽하게 나무가 자란 숲이 내려다 보이는 산꼭대기가 될 수도 있다. 다섯번째는 공중화장실의 공포에서 해방될 수 있다. 물론 캠퍼 벤 안에 쌓이는 물질들을 직접 확인하며 버려야 하는 아픔도 있다. 하지만 더러운 화장실을 사용하는 걸 극도로 싫어해서 여행 중 화장실을 잘 못 가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캠퍼밴 여행 짐 싸기
캠퍼밴은 대체로 좀 좁은 편이다. 그래서 크고 딱딱한 여행용 가방보다는 원단으로 만들어진 여러 개 가방으로 짐을 싸는 게 더 유용하다. 캠퍼밴의 디자인마다 다 다르겠지만 우리 캠퍼밴의 경우 뒤쪽에 위치해 있는 11자형의 소파를 개조해서 침대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잘 준비를 할 때 뒤에 있는 모든 짐을 앞으로 옮겨야 하는데 이때 소프트한 작은 가방들이 옮기기가 훨씬 수월하다.
가능하면 파우치나 작은 가방 별로 사용하는 물건을 분류해서 짐을 싸는 게 도움이 된다. 나 같은 경우 메이크업 리무버, 기초 화장품을 한 파우치에 담고 세안용품 및 샤워용품은 또 다른 파우치에 담는다. 호주에는 다양한 홀리데이 파크가 있다. 모터홈으로 여행하는 경우 이들 홀리데이 파크에 파킹자리를 하나씩 빌려 며칠씩 묵고는 한다. 이 경우 그곳 시설에 있는 샤워장을 이용하는데 그럴 때는 파우치를 에코백에 넣어 가져간다. 그리고 샤워실 문에 매달아 놓으면 옷이 물에 젖거나 하는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다. 또 장을 보러 가는 경우, 잠깐 외출을 하는 경우 등 가벼운 에코백이 유용해서 여러 개를 가져가는 편이다.
여행을 가기 전에는 늘 한국슈퍼마켓에 들려 식재료를 준비하는 편이다. 작은 도시에는 한국슈퍼가 없는 곳도 많고 또 한국식품점을 찾아다니는 시간과 노력이 아깝기 때문이다. 주로 사는 품목은 카레, 유부초밥재료, 김, 김치, 라면, 짜장라면, 인스턴트 우동, 참치, 즉석 된장국 (샘표), 떡국떡 등이 있다. 나 같은 경우, 아침식사는 보통 떡국이나 미역국 라면등으로 먹고 남자친구는 혼자 카페에 가서 사 먹는다 (ㅎㅎ 오래된 연인). 같이 가는 경우도 있으나 점점 카페에서 먹는 아침식사가 싫어지고 있다. 요새 호주에서 보통 카페에서 먹는 아침식사 가격이 20불, 커피까지 하면 그 이상인데 나오는 음식의 퀄리티는 영 별로이기 때문이다. 인건비 때문에 미리 만들어 놓았다 데워주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따뜻한 음식은 보통 계란요리인데 그 돈을 주고 먹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빵을 아침으로 먹기가 싫은 이유도 있다. 동전육수 하나 넣고 계란, 파를 첨가해서 끓여 먹는 떡국이 훨씬 더 맛있고 든든하다. 밥을 먹을 때 국이 없으면 좀 서운한데 캠퍼밴 여행을 하면서 국을 자주 끌이기란 쉽지 않다. 전에는 미소를 끓여 먹기도 했는데 '노재팬' '방사능먹거리위험'등의 이유도 일본식 재료를 기피한 지 오래되었다. 그래서 좀 아쉬웠는데 일 년 전쯤 샘표에서 인스턴트 미소된장국이 나온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맛도 괜찮아서 자주 이용한다.
이밖에도 소금, 후추, 간장, 설탕, 올리브오일, 식초, 굴소스 등을 준비한다. 커피와 다양한 차도 가져간다. 처음에 깨지는 게 걱정되어 멜라민이나 플라스틱으로 된 식기를 썼었는데, 그게 캠핑의 분위기를 살리기도 하지만 왠지 음식이나 커피가 맛이 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요새는 많이 쓰는 머그잔, 깊이감 있는 볼(bowl), 수저 등등은 집에 있는 걸 들고 간다. 한국에는 티타월이 많이 안 보이지만 티타월을 여러 개 갖고 가면 방충재로도 쓸 수 있고 설거지 후에 간단하게 물기를 제거할 수도 있어 유용하다.
그 외에도 빨랫줄, 빨래망, 일회용 세탁세제, 옷걸이, 쪼리, 나이트가운 (특히 겨울), 유탄포 (물주머니), 랩스커트 (환복에 용이) 등등을 꼭 챙긴다. 보통 여행시작하고 일주일 정도 되면 꼭 빨래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데, 코인 세탁기를 쓸 때 빨래망을 사용하면 더러움에 대한 공포를 어느 정도 차단할 수가 있다. 또 건조기를 쓸 때, 옷을 끝까지 건조를 할 경우 옷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어 2/3 정도 말리고 자연건조를 하는 방법을 자주 쓰는데, 이때 옷걸이가 여러 개이면 빨랫줄에 더 많은 옷을 걸 수가 있다. 아침에 캠퍼밴에서 자고 일어나 이불 밖으로 나오면 좀 추울 때가 있는데 그때 나이트가운을 걸치면 체온 보호에 좋다. 영하로 떨어지는 경우 유탄포를 안고 자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또 캠퍼밴 안에는 당연히 따로 방이 없고 유일하게 막힌 공간인 샤워실도 좀 좁은 편이다. 그래서 나의 경우 랩스커트를 이용해서 아래쪽 옷을 갈아입는 게 참 편리해서 좋았다. 다음 편에는 캠퍼밴의 안팎을 살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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