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십여 년이 훌쩍 넘게 살고 있다. 그래서 영어를 매우 잘할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지만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 물론 너무 다급해서 도움을 요청하거나 화가 나서 따질 때는 생존영어가 튀어나올 수는 있다. 하지만 모든 영어를 누구와 만나도 막힘없이 구사하는 정도의 내공은 창피하지만 아직이다. 이유를 굳이 따지자면 머리가 나쁜 것 같다. 한국출신의 호주인으로서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의 채널도 즐겨본다. 그들의 한국어 실력을 목도하면 난 무엇이고 왜 이 모양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프랑스인 파비앙은 내가 한국을 떠난 시점과 그가 한국으로 들어간 시점이 비슷해서 더 유심히 보게 된다. 그의 한국어는 일취월장하고 있다. 나는 과연 호주인을 상태로 파비앙처럼 매끄럽게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대답은 오~노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영어권 나라에 살아도 영어를 늘리기 위해서는 영어공부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특히나 나와 같이, 모르는 사람과 수다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나는 영어콘텐츠를 많이 소비하지 않는다. 주로 한국 드라마와 예능을 보고 주말을 내내 보내면 월요일 출근하기 전 약간 불안하다. 그럴 때 나는 주로 유튜브에 일간 소울영어 재생목록을 틀어놓는다. 일간 소울영어를 추천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채널 운영자의 지적능력과 통찰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영어를 배우는 것뿐 아니라 사회나 문화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데 도움이 된다. 둘째는 시사를 반영하여 해외에서 화제 되는 뉴스를 접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콘텐츠들은 많지만 거기에 더해 영어까지 배울 수 있으니 더 좋은 것이다. 셋째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인데 운영자의 목소리가 좋다. 나는 하이톤의 목소리를 듣기 싫어해 여성 진행자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잘 보지 않는데 이 진행자는 목소리가 저음이고 신뢰감을 주어 좋아한다. 채널 운영자의 이름은 레바 김인데 호주에서 공부하시고 지금은 뉴질랜드에 어린 딸을 데리고 정착하신 걸로 알고 있다. 책도 여러 권 쓰신 걸로 알고 있는데 영상이 자주 올라오지 않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두 번째 추천 채널은 Aussie English이다. 이 채널은 호주로 유학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특별히 추천한다. 호주로 오고 나서 공부를 위해 들었던 팟캐스트가 오지잉글리시였는데 이제는 유튜브도 활성화된 거 같다. 언어를 배운다는 건 언어 말고도 문화나 배경지식도 함께 익혀야 한다는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 많이 도움이 될 수 있고 다양한 호주억양을 배울 수도 있다. 우리는 초중고를 통틀어 늘 미국식 발음에만 익숙해 있어서(지금도 이런 지는 모르겠다) 영국, 호주, 심지어 인도나 필리핀 발음 등등의 미국식과는 다른 발음을 접하게 되면 당황이 하기 쉽다. 심지어 나는 아직도 호주 십대들이 하는 속사포 영어를 들으면 일단 긴장을 한다. 이 채널의 운영자는 아주 알아듣기 쉬운 호주식 영어발음을 구사하는 사람으로 호주를 오기로 계획하는 사람들에게는 강추한다. 운영자의 아내는 브라질 출신인데 영어실력이 상당하다. 그 밖의 다양한 출연진으로부터 다양한 억양을 익힐 수 있다. 이게 안 중요할 거 같지만 상당히 중요하다. 뉴스로만 영어를 배우면 뉴스앵커처럼 말하는 사람의 영어만 들을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실제로 이민이나 유학, 여행을 오게 되면 뉴스처럼 말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아야 하는데 놀라게 된다. 한국에서도 뉴스진행자처럼 말하는 사람은 몇 없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유튜브는 아니지만 누구나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앱을 추천한다. 호주 국영방송 ABC News의 앱이다. 이것도 아침에 주로 출근하기 전에 틀어놓고 뉴스를 체크하거나 영어귀뚫기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일단 무료이고 호주뉴스를 빠르게 접할 수도 있어 자주 이용하고 있다. 특히 아침시간에는 우리나라 아침방송 같이 뉴스, 시사, 문화, 날씨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방송되는데 덜 지루하고 재미있게 호주영어를 점할 수 있어 좋다. 진행자나 패널, 인터뷰이들의 케미도 느낄 수 있고 격이 없는 호주사람들의 삶의 방식까지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쓰면 나도 다시 한번 열심히 영어공부를 해야겠다도 다짐해 본다. 일단, 주말에 하다못해 영어 콘텐츠라도 소비해 보고 영어로 된 책이라도 들여다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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